디지털 격차 속, 와이파이 보안 취약계층으로 떠오른 노년층
2025년 현재,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노년층에게 더 이상 낯선 기기가 아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복지관, 문화센터, 노인대학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 기기 교육이 점차 확대되면서, 노년층의 스마트 기기 활용률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공공 와이파이를 통한 영상통화, 모바일 뱅킹, 병원 예약, 교통 정보 조회 등 일상 속 디지털 활동이 점차 자연스러워지고 있으며, 특히 단독 가구나 고령 부부의 경우 인터넷 연결은 사회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디지털 활용 확대와 함께 새로운 형태의 문제도 함께 등장하고 있다. 바로 와이파이 보안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정보 유출, 해킹 피해, 사기 접속 등의 보안 사고다. 노년층은 보안 경고 메시지에 대한 대응 능력이 낮고, 공공장소의 와이파이나 피싱 링크에 쉽게 노출되기 쉬운 구조에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보안 위협은 보이지 않게 진행되며, 피해 발생 후에도 원인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보화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디지털 접근성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디지털 보안 교육’이 병행되지 않는 접근성 강화는 오히려 노년층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특히 와이파이 보안은 디지털 활용의 출발점이자,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 1차 방어선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 글에서는 노년층 대상 와이파이 보안 교육의 필요성을 구체적 사고 사례와 제도 현황을 통해 분석하고자 한다.
실제 사고 사례와 와이파이 보안 취약의 현실
노년층의 와이파이 보안 사고는 단순한 기술 미숙으로 보기 어렵다. 이는 복합적인 정보 인식의 부족, 공공 네트워크 사용에 대한 기준 부재, 그리고 사회적 보호 시스템의 부재가 맞물려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다.
2023년, 부산의 한 노인복지관에서는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하던 70대 어르신이 금융정보 유출 피해를 보았다. 그는 복지관 와이파이에 연결한 후, 은행 앱에서 로그인하던 중 계좌 정보가 탈취되었고, 결과적으로 수백만 원 상당의 피해를 보았다. 조사 결과 해당 복지관 와이파이는 WPA2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고, 공유기의 관리자 비밀번호는 초깃값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이처럼 공공 와이파이를 무심코 사용하는 상황에서 해커가 같은 네트워크를 통해 악성 코드를 심거나 중간자 공격(MITM)을 진행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었다.
또한 같은 해, 서울 송파구에서는 한 독거노인이 거주하던 주택에서 주변 상점의 와이파이에 무단 접속해 인터넷을 사용하던 중 가짜 와이파이망에 접속하게 되어, 카카오톡 메시지 내 인증 번호와 민감한 대화 내용이 유출되는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의 본질은, 사용자가 와이파이 목록에서 SSID 이름만 보고 신뢰 여부를 판단했다는 점에 있다. 공공장소나 주택가에서 흔히 보는 ‘Free_WiFi’, ‘Cafe_Guest’와 같은 이름은 해커들이 즐겨 쓰는 피싱 와이파이의 대표적인 예다.
노년층은 스마트폰에 대한 경험이 짧기 때문에 와이파이 보안에 대한 개념을 “인터넷이 되는지 여부” 정도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2024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터넷 사용자 중 ‘와이파이 암호화 방식의 차이를 알고 있는 비율’은 9%에 불과했으며, 공공 와이파이 사용 시 로그인 보안 위험을 인지한 비율도 15%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와이파이 보안 교육은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니라, 실생활에서의 행동 지침과 연결되어야 한다. 단순히 “무료 와이파이는 위험하다”라는 말로는 부족하며, “SSID 이름을 확인하고, 비밀번호가 없는 와이파이는 사용하지 말 것”, “은행 업무는 반드시 셀룰러 데이터를 사용할 것”, “의심되는 로그인 화면은 즉시 종료할 것”과 같은 구체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중심의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와이파이 보안 교육은 ‘디지털 복지’의 필수 요소다
정보화 사회에서 노년층의 디지털 접근권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기본권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 접근권이 안전하게 보장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기 사용법을 넘어 정보보호에 대한 교육과 체계적인 실천 가이드가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와이파이 보안은 모든 디지털 활동의 시작점이다. 노년층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태블릿, 공공장소 키오스크, 병원 앱 등 대부분의 서비스는 인터넷 연결을 전제로 하며, 그 연결이 안전하지 않을 경우 사용자는 의도치 않게 본인의 금융정보, 건강정보, 위치정보를 외부에 노출하게 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기관은 현재 제공 중인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에 와이파이 보안 교육 항목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이미 대구광역시, 전라남도 일부 시군에서는 ‘노년층 대상 보안 교육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당 교육을 이수한 참여자의 보안 인식 수준과 피해 발생률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이외에도 복지관 내 공유기의 보안 수준 점검, 공공 와이파이 이용 시 자동 경고 시스템, 노년층 전용 보안 앱 보급, 보이스피싱 및 피싱 와이파이 구별 훈련, 등의 기술적·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와이파이 보안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이는 고령 사회에서 노년층의 존엄성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장치이며, 무엇보다 디지털 환경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반이다.
따라서 모든 디지털 복지 정책은 와이파이 보안을 포함한 정보보호 인식 제고와 함께 구성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노년층이 기술의 혜택을 안전하게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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